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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소개2014.01.0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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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발기취지문


우리는 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발기하는가?


지금 각 분야의 사람들, 시민들, 청년들이 모여 경제정의를 이룩하기 위한 시민운동단체를 발기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 중에는 처음부터 이 구상을 함께 토론하고 이 구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닌 사람도 있지만 신문이나 라디오를 듣고 경실련의 아이디어에 크게 공감한 나머지 멀리 울산이나 대구에서부터 참석한 분도 계십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분들이 종사하고 있는 직업 분야는 천차만별로 다양합니다. 뿐만 아니라 재산 소유 정도의 차이도 매우 큽니다. 이 자리에는 상당히 큰 기업의 대표이사도 와있지만 반면에 하루라도 일을 안하면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심각해지는 노점상을 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분들이 집에 돌아가 편히 쉬어야 할 토요일 늦은 오후에 단 한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것은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심각한 경제적 부정의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하루바삐 척결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공동 인식입니다.


어떤 사람은 경제 정의를 위한 시민 운동을 보고 "당장의 민주주의 실천과 노동자들의 권익옹호, 그리고 통일의 과제가 있는데, 당신들이 이를 희석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질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렇게 답변할 것입니다. "아니오, 우리는 바로 이나라의 민주화와 통일 그리고 산업 평화를 위해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길이야말로 사실은 경제 성장과 복지, 민주주의와 통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실제로 요즈음 부동산 투기 문제의 심각성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토지 소유자의 상위 5%가 전국 민유지의 65.2%를 가지고 있는가 하면 지난 20년 간 물가는 11.5배가 뛰었는데 땅값은 170배가 뛰었으니 토지소유에 의한 불로소득의 엄청남은 짐작하기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한편에선 부동산 투기로 생긴 졸부들이 과소비와 향락, 퇴폐를 조장하고, 다른 한편에선 천정 모르고 치솟는 전세금 때문에 서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내집 마련의 꿈을 잃은 채 절망하고, 국민 도의는 땅에 떨어졌으며 한국 경제는 주택. 토지값 폭등으로 인한 노사 분규의 격화와 국제 경쟁력 약화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에는 두 개의 계급만이 존재하게 되었는데 하나는 주택 소유 계급이고 다른 하나는 무주택 계급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땅의 진정한 민주주의와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경제적 부정의와 망국적 불로소득의 척결 없이는 우리는 한발짝도 민주주의와 통일을 향해 나아갈 수가 없다고, 또한 우리는 이 땅의 안보를 걱정하는 보수 세력에게도 지금의 격심한 경제적 부정의가 척결되지 않는 한 혁명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밖에는 해결의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제아무리 많은 과제가 우리 앞에 있다고 해도 경제 정의를 수립하는 과제를 한시도 늦출 수 없기에 바로 이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여기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들에게 또 하나의 공동 인식이 있다면 바로 이러한 경제 정의를 수립하는 일을 정부나 국회에만 맡겨서는 안 되며 이젠 시민들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고 하는 점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항상 가진 자를 더욱 살찌우고 못가진 자들은 더욱 가난하게 해왔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들도 여든 야든 가릴 것 없이 가진자들, 권력쥔 자들의 로비엔 항상 맥을 못추고 결과적으로 거의 항상 가진자들의 편만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들 '보통시민'들이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시민들이 함께 모여 회비를 내고 단체를 꾸려갈 것입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경제적 부정의 실상을 하나하나 파헤치고 고발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문제 하나하나에 대한 빈틈없는 대안도 학자의 머리에서 보다는 시민들의 생생한 실제 경험에서 더욱 확실히 찾도록 할 것입니다. 그래서 토지는 소유하면 무조건 돈 버는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어도 득이 안되는 그래서 꼭 필요한 면적 이외에는 가지려 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찾아진 대안을 입법화하기 위한 캠페인을 할 사람도 바로 시민입니다. 국회의원으로 하여금 꼼짝없이 입법을 하도록 만들 수 있는 힘은 할머니, 할아버지, 유모차를 끄는 아기엄마 할 것 없이 모든 시민이 쏟아져나와 여의도 광장을 꽉 메우며 평화 행진을 할 때에만 생길 것입니다. 입법이 되고 제도가 바뀌어진 이후에도 과연 운동이 잘 되는지를 감시할 사람도 바로 시민들입니다. 이러한 건전한 시민행동이 정착될 때 민주주의는 우리사회에 확고히 뿌리내릴 것입니다. 이러한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운동이 바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입니다.


어떤 사람은 왜 민중이 아니고 시민이냐고 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우리가 힘을 모으려는 세력은 소외되고 억눌린 민중만이 아닙니다. 선한 뜻을 지닌 가진자도 이 운동의 중요한 주체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가 이래서는 안 되고 기필코 민주복지사회로 가야겠다고 하는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면 그가 기업인이든 중산층이든 할 것 없이 이 운동의 중요한 구성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운동은 노동자와 기업가로 구성되는 생산자층의 편에 서서 불로소득층을 공격하는 운동입니다. 아니, 보다 근원적으로 이 운동은 우리의 내부에 있는 탐욕과 이기주의를 척결하고 남과 함께 사는 정신과 양보의 정신을 기리는 정신 운동입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오히려 재산가는 자기 소유를 남과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이 운동의 아름다운 본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이 운동의 주체를 시민이라고 표현할 때는 단지 민중과의 차이를 보여 주기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깊은 관심의 대상은 87년 6월 민주화 대항쟁 때 길거리에 쏟아져 나왔던 시민들입니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 정치적 기적을 가져다 주었던 이 시민들은 87년 말 대통령 선거 유세 이래로 줄곧 관망만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소망하는 바는 바로 이 시민들이, 바로 이 보통 시민들이 다시금 경제정의를 위한 행동에 참여 함으로서 이번에는 분배의 기적을 만들어내는 일입니다. 요즈음 우리 사회는 좌우의 양극적 대립으로 인해 표류하고 있으며 시민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재야 운동권의 문제 제기를 흡수하는 완충 지대가 존재하지 않음으로 해서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운동의 출현을 대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국민의 위대함을 믿습니다. 우리 국민은 5공이 철저히 청산되고 민주주의가 각 분야에서 착실히 뿌리내려질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우리 사회의 가난하고 소외된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들이 가난에서 벗어나 다 함께 잘살게 되는 사회가 오기를 열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비록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확고하게 우리나라가 통일을 향해 착실한 전진을 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운동은 느린 것 같아도 실제로는 자주 민주통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운동이 나타나 국민을 안심시킬 때 비로소 국민은 움추렸던 가슴을 펴고 다시금 진보의 대열로 되돌아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경실련〉은 바로 이러한 국민적 공감대의 지원을 받으며 말 그대로 보통 시민이 주체가 되는 운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우리가 토지 주택 문제를 당면 과제로 생각하고 있는 이유도 이 문제가 일반시민의 피부에 가장 절실하게 와닿는 문제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운동을 진전시킬 때 비폭력 평화 운동의 방식으로, 대중적이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전개하고자 하는 것도 이 때에만 일반 시민들이 가장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관념적이고 원칙론적인 주장을 배제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려고 하는 것도 바로 이 시민들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였을 때에만 호응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운동은 철저하게 비정치적인 순수한 시민 운동으로 끝까지 나아갈 것입니다. 그럴 때만이 이 운동은 시민들의 깊은 신뢰를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우리의 행동 전략은 매우 온건하고 대중적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운동이 현 체제를 안정화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가진 자들의 이익만을 도모하는 김빼기 운동도 결코 아닙니다. 우리의 꿈은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개혁입니다. 서민 계층의 입장에 확고히 서서 분배 5개년 계획이나 분배 10개년 계획을 통해 경제 성장과 사회적 형평을 동시에 성취해 내는 것 - 이것은 온 국민의 꿈이자 이 운동의 목표입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반문합니다.

"과연 될까?"

그러면 우리는 이렇게 반문합니다.

"이 길 이외에 다른 길이 없습니다. 우리 국민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앞으로 매진할 따름입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이미 국민들은 이 운동에 열렬한 호응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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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경실련 충북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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